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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일 가공기계 ‘슬리터 라인’ 로봇화 성공…中·인도서도 좋은 성과

칠곡에 있는 대화산기 공장은 ‘공원 속 공장’이라 불릴 만큼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김원연 대화산기 대표이사
‘공원 같은 공장’ 모토로 2005년 건립
쾌적한 작업환경…해외바이어도 인정
기술혁신으로 중기청 우수기업 지정
설계부터 고객맞춤형 제품 생산·공급
영업사원 없이 좋은 품질만으로 승부

‘착한식당’은 원재료를 생산하는 생산자에게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고 좋은 조리법을 통해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곳을 말한다. 1985년에 창립해 올해 31년째 철강가공 기계와 산업용 로봇을 제작하는 <주>대화산기는 마치 ‘착한식당’과 같다. 이 회사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통해 직원 복지를 향상시키고, 고객에게 양질의 제품을 공급해 만족감을 높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대화산기가 착한식당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김원연 대표이사의 정도(正道) 경영에 그 비결이 있다. 좋은 환경이 우수한 품질로 이어지고 그 품질이 고객 신뢰를 쌓는다는 게 김 대표의 경영 핵심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좇기 쉬운 이 시대에 조금은 불편하지만 옳은 길을 걸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만족을 주는 대화산기는 국내 기업에 올바른 성장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복지를 위한 쾌적한 환경

대체로 철강가공 기계를 만드는 공장이라면 어두컴컴한 환경에서 육중한 기계가 둔탁하거나 날카로운 소리를 내는 곳으로 인식된다. 또 매캐한 냄새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쇳가루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곳으로 연상된다. 대화산기는 이런 인식을 깨트리는 기업이다. 

대화산기는 공장 건물의 외관과 내부는 물론 사무실, 회의실까지 작업자에게 최적화된 쾌적한 작업환경을 자랑한다. 실제로 2005년 ‘공원 같은 공장’ ‘갤러리 같은 사무실’ ‘클럽하우스 같은 회의실’을 모토로 칠곡에 건립된 공장은 해외 바이어들에게 유럽의 유명회사보다 더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좋은 제품은 좋은 환경에서 만들어진다는 김 대표의 지론을 현실화한 것이다. 그는 좋은 환경을 구축하는 일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고 강조한다. 공장 외적인 부분뿐 아니라 실제 직원이 사용하는 작업복의 세탁 등 작은 부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런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좋은 환경이 직원복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작업효율도 높일 수 있다는 철학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대화산기의 주력 상품인 ‘슬리터 라인’ 생산 현장. <대화산기 제공>

◆R&D투자로 세계시장 개척

대화산기는 철강관련 설비 분야에서 산업용 로봇 분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철강용 설비에는 인력으로 할 수 없는 정교함을 대신해 줄 로봇이 필요한 분야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상품인 코일 가공기계인 ‘슬리터 라인’을 로봇화하기 위해 2013년 자체 기술연구소인 미래기획부를 설립했다. 슬리터 라인은 제철공장에서 생산된 코일을 일반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가공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계다. 

대화산기는 로봇화에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고, 매출의 2~3% 이상을 꾸준히 투자해 ‘슬리터 투 체인지’ 시스템을 개발, 기술 특허를 냈다. 기술혁신에 중점을 두고 매진한 결과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기술경쟁력 우수기업으로 지정됐고 경북 중소기업대상 기술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우수한 기술력은 해외 여러 국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시장은 물론 인도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김 대표는 “대화산기는 ‘DHIM’이라는 상표로 해외에 알려져 있다”며 “앞으로는 브라질 등 남미시장 공략을 목표로 활동할 계획이다. 새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진출에 성공한다면 우리 기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이 영업사원

대화산기에는 영업사원이 없다. 이는 창립부터 지금까지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바이어가 제품을 보고 직접 찾아오도록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화산기는 제품 품질을 최우선으로 ‘제대로’ 만드는 일에 집중한다.

그래서일까. 실제로 고객사를 직접 찾아가보면 내구연한이 지나도 고장없이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김 대표는 “영업에만 치중해 품질이 떨어진다면 당장 이익은 남을지라도 이후에 발생하는 AS 비용뿐아니라 그동안 구축해둔 기업의 신뢰도도 한순간에 날아간다”며 “회사의 영업사원은 바로 제품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위기극복 능력과 기업가 정신

대화산기는 일반적으로 시스템에 맞춰 제품을 양산하는 제조업과 다르다. 고객의 필요에 따라 설계하고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다 보니 작업 공정이 매우 까다롭다. 제품 설계에서부터 납기까지 6개월 정도 소요될 때도 있다.

그래서 위기를 돌파하는 능력과 기업가 정신이 더 중요하다는 게 김대표의 신념이다. 위기 돌파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시장의 트렌드를 읽어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철강산업이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대화산기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량화’라는 트렌드를 읽어내고, 이에 맞춰 고강도화와 소재 다변화로 기술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인재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직원들의 교육 훈련을 통해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해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게 김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직원들이 열정을 갖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독려하고, 힘들더라도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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